2/05/2018

[메모] 20180209 실험의 동기

다듬지 않은 메모_그녀는 울고 싶은 마음으로 실험을 하고 있다. 이미 알고 있는 감정의 선을 따라 자신을 밀고 당기고 있다. 그 운동 에너지가 고스란히 담긴 영상의 편집 과정은 사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 자신을 질책한 결과다. 어떤 기억이 지금의 나를 통과해서 만지기 두려운 미래와 바로 맞닿아 버리는 상태. 잊고 싶은 감각이다. 불투명한 죽음과 트라우마의 전면을 우린 늘 모르는 척해야 하고, 또 아는 척해야 한다. 무너졌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이런 종류의 나약함, 실험의 동기다. 그래서 나는 당신의 실험이 실패해서 다행이라고 말 해주고 싶다. 결과를 몰라도 괜찮은 실험이라고 생각한다. 측정 불가능한 우리의 상태를 '희연'하게 바라봐주어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. 

*'희연한 잠'에서 '희연하다'는 작가가 만들어낸 시적 표현이다. '희고 의연하며 희뿌옇다' 는 뜻을 지닌다. 신이피 개인전, <희연한 잠> 송은아트큐브